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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만들까, 말까 고민 중인 이 세금의 이름은?

송주니 2022. 9. 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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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까, 말까 고민 중인 이 세금의 이름은?

 

여러분, 퀴즈 하나 낼게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만들까, 말까’ 고민 중이라는 ‘이 세금’의 이름은 뭘까요?
1. 창문세 2. 모자세 3. 수염세 4. 횡재세
정답은 바로 4번, ‘횡재세’예요. (다른 것도 아예 터무니없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실제로 있었던 세금이에요!) 

 

횡재세? 이건 또 무슨 세금이야?
횡재세는 말 그대로, 생각지도 못하게 횡재한 돈에 물리는 세금을 말합니다. 기업이 예상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 그 이익에 세금을 물리자는 건데요. 요즘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나라에서 석유 회사와 석유를 수입해 가공해서 되파는 회사(=정유사)에 횡재세를 물릴지 말지 고민 중이에요.

 

정유 4사, 상반기에만 12조 벌어…정치권 “횡재세 도입” 논란

정유 4사가 유가 폭등에 힘입어 상반기(1~6월) 12조 원 가량의 수익을 내자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횡재세(windfall tax)’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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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석유 기업에 왜?
올해 석유 회사와 정유사들이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서 ‘횡재다 횡재!’ 했거든요. 어떻게 된 거냐면:
  • 세계 ‘기름이 부족해’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 기름은 한동안 계속 모자란 상태였어요. 유럽 서쪽 나라들이 ‘러시아, 너희가 잘못했으니 기름 팔 생각 하지 마!’ 했고, 러시아도 ‘우리도 팔 생각 없어!’ 하면서 시중에 기름이 부족해졌기 때문.
  • 석유 회사 ‘돈 벌 기회군’ 😎: 그런데 이 위기, 석유 회사에는 ‘횡재테크’였어요. 기름이 귀해지자 더 높은 가격에 팔아 이익을 챙길 수 있었거든요. 세계 1~5위 석유 기업들은 올해 4~6월에만 약 600억 달러(약 78조 원)를 벌었어요. 5개 회사의 이익을 합치면 지금까지 최고로 돈을 많이 번 거라고. 

그러자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의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건 횡재니까 세금 매겨야 돼’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영국은 이미 횡재세를 매기기 시작해 24조 원을 걷었어요: “전쟁으로 벌어들인 돈이니까 세금 더 내! 이 돈으로 전쟁과 코로나19 때문에 살기 힘들어진 사람들 도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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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들도 횡재 맞은 거야?
맞아요. 우리나라는 직접 석유를 뽑지는 못하지만, 수입한 석유를 한 번 걸러내어 되파는 회사(=정유사)가 있는데요. 국내 4대 정유사(SK이노베이션·S-OIL·GS칼텍스·현대오일뱅크)도 이번에 덩달아 역대급 실적을 냈거든요. 이번 상반기에만 총 12조 원을 벌었는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가 훌쩍 넘는 돈을 번 거라고.
 
그럼 우리나라도 횡재세 걷게 될까?
당장 걷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국회·기업·정부의 의견이 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하나씩 살펴보면:
  • 정치권 ‘우리도 걷어야 하나?’: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에서 모두 영국 정부와 같은 이유로 횡재세 걷는 걸 생각해보자는 말이 슬슬 나와요
  • 기업 ‘이건 불공평해’: 우리나라 정유사는 반발하고 있어요: 1️⃣ 이미 세금 엄청 내고 있는데(=법인세) 또 걷는다고? 2️⃣ 코로나19 이후 기름값 뚝 떨어져서 우리가 5조 원 가까이 잃었을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잘 되니까 세금 더 걷는 건 말이 안 돼! 3️⃣ 코로나19로 돈 많이 번 다른 곳도 있는데, 왜 우리만 내? 4️⃣ 우리는 석유를 직접 뽑지 않고 사 와서 가공하니 석유 회사와는 상황이 달라!
  • 정부 ‘좀 더 생각해볼게’: 정부는 아직까지 횡재세를 반대하는 분위기예요. 추경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을 그었거든요: “잠깐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세금 제도를 손보는 건 신중히 생각할 문제야.”